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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자의 자세 |
|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2-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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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의 목적이나 상담자의 상담스타일에 따라 상담의 진행속도는 각기 다르다. 일반적으로 심리상담에 비해 커리어상담은 다소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커리어상담을 찾는 내담자들이 대부분 인지와 정서 측면에서 건강하며, 취업, 직업적응, 전직 등과 같이 시간을 요하면서도 시급한 문제들을 다루므로 커리어상담이 빠르게 진행되는 면이 있으며, 심리상담에 비해 전체 상담회기도 비교적 짧은 편이다. (그러나 오해는 말자. 세계적으로는 두 상담 간의 진행속도가 우리나라에서만큼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상담을 진행하는 속도측면에서 살펴본다면 필자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단기 상담이든 7~8회기 이상 지속되는 상담이든 일반적인 커리어 상담자들에 비해서는 진행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가까운 심리상담자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빠르다고 느끼는 것 같다.
상담현장에서 진행속도가 늘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담자와 상담자가 상담목표와 수행과제, 그리고 진행절차에 대해 동의하였다면, 진행속도 또한 양자 간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상담은 여러 가지 잠재적인 문제들을 돌출시킬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무엇보다도 빠른 진행은 상담자 주도의 지시적상담이 되기 쉬우며, 실제로 이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지시적상담은 상담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대부분의 책임을 지고 있기에 상담자가 대화의 주도권을 갖고 있으며, 내담자는 상담자의 해석과 제안에 반응을 할 뿐이다. 즉, 상담과정이 전적으로 상담자의 손에 달려 있고 내담자는 단지 이 상담상황에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지시적상담 장면에서의 내담자는 의존적인 경향을 갖게 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 처한 내담자는 자신의 모든 감정과 태도를 표현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빠르게 진행되는 커리어상담의 또 다른 특징은 보편적으로 상담자가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되므로 내담자보다 훨씬 말을 많이 하며, 이와 반대로 내담자는 말을 적게 할뿐만 아니라 수동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전형적인 지시적상담이 되는 것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지시적 커리어상담이 초래하는 두 번째 폐해는 단기성과에 급급하여(이 문제는 지시적상담을 촉발시키는 근본원인의 하나이다) 내담자의 장기계획 수립을 어렵게 하고,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삶의 질 향상을 불가능하게 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빠르게 진행되는 상담이 만연하는 현장의 내담자들 대부분이 극히 제한적인 삶의 질 향상을 보이거나 재차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장기적/안정적 커리어개발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거나 지시적인 상담이 절대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다. 내담자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고, 과제수행에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상담자로서 일방적이지는 않은지, 또는 궁극적으로 내담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해서는 늘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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