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주인이 되자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1-12-08
동기부여는 불가능하다. ‘동기부여’란 표현은 매우 친숙하고 심지어 적지 않은 동기부여 강사가 활동하고 있지만 동기는 다른 사람이 부여하거나 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혼잡한 거리를 걷는 도중에 어린아이와 부딪치는 경우와 10대 청소년과 부딪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 경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가지의 상반된 반응을 보여주는데, 두 상황 모두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동일한 불편을 경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선택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외부조건이나 작용이 아니라 인지한 외부작용에 대해 어떠한 대응을 선택하는가 이다.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환경의 영향에 따른 반작용을 당연시하며 살고 있지만, 이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으며 그 선택의 권한을 어떻게 행사하느냐가 관건이다. ‘세상에서 변화하지 않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세상이 항상 변한다는 사실’이라는 표현이 있다. 변화는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며 그래서 불편함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변화는 필요성을 강조하는 인상적인 이야기나 넛지(Nudge)와 같이 우아하게 다가서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동의하든 아니든 선택은 전적으로 자신의 권한에 속한다.

직장생활을 통하여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직장생활이란 본질적으로 ‘조직이 요구하는 능력과 이에 상응하는 능력발휘 간의 조화’를 전제로 ‘개인이 충족시키려는 가치와 조직이 제공하는 보상 간의 조화’가 균형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다. 전자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에는 비자발적 이직의 원인이 되며, 후자의 경우에는 자발적 이직의 원인이 된다. 현실세상에서 완벽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적어도 직장생활이란 이 ‘Give & Take’의 균형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직장생활을 어렵게 하는 것들에는 상사나 동료와의 갈등, 근무환경의 열악함, 성장기회의 부족, 회사의 정책이나 문화, 그리고 만족스럽지 못한 급여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직장 내에서 자신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이곳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근원을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장경험의 길고 짧음을 떠나 직장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은 항상 존재하는 데, 그 대부분은 앞서 적은 바와 같이 직무역량의 적합성 또는 자신의 욕구충족과 관련된 문제이며 근래에 급격히 제기된 개인과 직업 생활 간의 균형 또한 욕구와 관련된 문제에 속한다. 초년병 시절에는 직업지위, 동료관계, 일 자체의 특성 등이 어려움의 주된 원인이 되고, 중견사원 이상으로 직장경험이 쌓여가면서 최소한의 적응행동을 보이거나 수입과 직업안정을 욕구 피라미드의 최상부에 두는 수동적 적응행동을 통해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도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직장이나 직무에 대한 낮은 몰입으로 성장의 어려움이 초래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미루어 두는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기대와 달리 어려움을 겪는 경우, 일반적으로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을 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되지만 실상은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적응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가지려는 욕구보다는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잃지 않으려는 욕구가 훨씬 크다. 따라서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하게 되며, 그 출발점은 자신이 ‘어떠한 것들을 왜 선택하는 지’ 아는 것이다.

직장생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직장을 다니는 것은 수입이나 능력발휘 이상으로 자신의 내면에 자리한 동기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 네 가지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봄으로써 자신의 동기를 찾아보자. 첫째는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직업과 직장을 선택한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둘째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자신의 기대가 어느 정도 충족되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현재의 직업과 직장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세 번째 질문은 지금까지의 직장생활을 통해 가장 힘들었던 상황을 세 가지 떠올려 보고 각각에 대하여 어려웠던 이유와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네 번째는 직장생활이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즐겁거나 행복감을 느낄 때도 있으므로 그러한 세 가지 상황을 생각해보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다. 이상의 질문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면 이제 네 가지 답변의 공통점을 생각해보라. 무엇을 찾아내던 상관없이 바로 그 것이 직업과 직장생활을 하게끔 만드는 자신의 동기이며, 다른 누군가가 부여한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만일 현재의 직장을 떠나더라도 그 것은 여전히 살아 숨쉬면서 자신의 삶을 이끌어 줄 것이며 필자는 이를 Vital Engine이라고 명명하였다.

이제 직장생활에서 자신이 선택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를 통하여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야기하는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자. ‘Give & Take’와 관련된 주요 요인들은 대개 20가지 이며, 각각에 대하여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도(5점 척도)와 우선순위를 정해본다. 다음에는 각각의 항목에 대하여 현재의 직장에서 만족하는 정도를 스스로 평가해본다(5점 척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겠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만족하는 정도가 낮은 항목들이 현재의 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원인이 된다. 앞서 적었지만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도가 낮을수록 선택하지 않은 것에 가까우며, 이들에 대한 애착을 줄일 수록 선택한 것들에 집중하기가 쉬워지고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이제 우선순위와 중요한 정도가 높은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만족하는 정도가 낮은 항목들에 대해 해결책을 찾아보기 위해 해당 항목이 조직 차원(회사전체/부서/팀)의 문제인지 개인차원의 문제인지 살펴본 후 다시 일과 관련된 문제인지 정서적/인지적 차원의 문제인지 구분해본다. 간단하지만 이렇게 정리해보는 것 만으로도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조치(개인적 노력, 조직적 노력)를 생각해낼 수 있을 것이다. 조치를 취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비록 그것이 조직적 노력을 필요로 하더라도 여전히 자신의 통제범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변화 앞에선 자신에게 지금까지의 과정을 통해 찾아낸 조치를 실천할 것인지 아니면 포기할 것인지 물어보라. 실천하였을 때 당신에게 어떠한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 예상되는 것이 무엇인지 판단해봄으로써 당신의 선택에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동기는 주거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만들어내고 높일 수 있다. 변화는 스스로 주인행세를 할 수 있을 때만이 유익함으로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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