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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계획은 우리의 삶에서 유용한 도구일까 아니면 삶을 구성하는 구성요소일까? 일반적으로 계획수립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포함하므로 생애계획은 합리적인 선택이론이나 공학적인 접근방법 안에서 자연스러운 환경을 찾게 된다. 일반적으로 생애계획을 수립할 때는 사실과 행동의 결과에 대한 숙고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복수의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이성적인 숙고를 통하여 단 하나의 계획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생애계획을 여러 가지 좋은 것들, 목표들, 그리고 행복의 원천에 대한 성공적인 실현 등을 통합하는 원칙이라 말하기도 한다.
계획은 서열에 따른 다른 욕구들이 반드시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어야 하지만 생애계획이 모든 행위를 위한 청사진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여러 하위계획(sub-plans)의 계층구조라 할 수 있다. 즉 생애계획은 하나의 효과적인 도구라는 관점을 따르게 된다. 생애계획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합리적인 계획이 목표달성을 위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목표 자체도 재검토되고 변경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합리성은 ‘예상하지 못한 사태에 대한 계획의 변화 적응성’을 통해 증명되지만 ‘계획의 개념’은 필연적으로 수정(변화)하게 되는 한계를 갖게 된다. 즉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다면 더 이상 처음의 계획이 아닌 새로운 계획이 되며, 계획의 변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발생하면 계획의 전체적 관점이 상실되고 일련의 즉흥적인 계획만 남게 된다.
계획의 성공은 ‘계획의 개별화(개별 계획들)’가 계획의 일부분으로 계획되어 있는 경우이지만 이는 삶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되는 방식은 결코 아니다. 직업의 선택, 결혼, 이민 등이 미래의 희망이나 욕구로서 장기적인 삶의 유형이라는 점에서 생애계획이라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유형의 생애계획은 어떤 전반적인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인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되고 싶은 사람(유형)을 선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이러한 계획은 한 사람에게서 우선순위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과정에서의 ‘도구’라기 보다는 우리의 자각(self-perception)이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어떤 사람도 자아(self)를 계획할 수는 없다. 즉 “내가 가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을 계획할 수는 없으며, 내가 계획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어떻게 가정적인 사람이 되느냐”일 뿐이다.
인생을 좋은 삶(good life)으로 만드는 것은 생애계획을 달성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생애계획을 설파하는 많은 분들이 도구적 관점에서의 유용함을 말하고 있지만 정체성을 찾거나 재구성하는 과정 자체, 즉 삶의 구성요소라는 측면이 결여된 것은 아닌지 고찰할 필요가 있다. 산다는 것(living)은 어떤 종합프로그램을 적용하거나 실시하는 것이 될 수 없다. 가족, 직업, 신앙, 정치적 신념 등은 모두 한 사람의 인생에서 장기적인 구조화(structuring)이지만 이들 중에서 어느 것도 다른 계획을 계층적으로 하위계획으로 두는 유일한 목표가 될 수는 없으며, 더 나아가 어떤 계획은 서로 비교 조차 불가능하거나 궁극적인 계획의 틀 안에서조차 상충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그러한 갈등을 다루는 방법은 각자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우리들 각자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지속적으로 형성/재형성하는 방식을 따를 수 밖에 없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본 생애계획의 개념은 삶의 복잡함이 착각을 만들어 우리 삶의 차원들을 통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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