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장수 사회의 도래는 삶의 안녕에 대하여 많은 염려를 갖게 한다. 현재는 주로 중장년이 이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사실상 이 주제에 대해서는 연령과 무관하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초장수 사회에 대한 염려는 특히 중년 이후의 삶에 대하여 적지 않은 고민을 하게 하며, 삶의 주요 영역에 대한 대처방안을 강구하도록 심리적인 압박을 준다. 동시에 삶의 안녕감을 추구하기 위하여 우리는 시시각각 많은 선택을 하지만, 우리의 선택이 무엇을 추구하기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기껏해야 희망하는 삶의 방식을 그려보거나, 삶의 방식에 부합하도록 ‘무엇을 할 지’에 대한 연속적인 선택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무엇을 할 지(What to to)’로는 결코 ‘어떤 사람이나 존재’에 대한 열망이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삶을 계획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살아가는 방식이나 대처방안을 만드는 이상의 목적과 가치가 있다. 능숙하게 잘 대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분명히 삶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우리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행동을 선택하더라도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본질적으로 계획의 영역이 아니다. 좋은 부모가 되었는지는 계획이 아닌 인생을 살아본 이후에나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좋은 생애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더라도 어떤 존재가 되는 것은 계획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흔히 ‘미래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녕감을 갖기 위해’ 생애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지만 미래에 느끼게 될 만족 혹은 불만족은 계획의 영역을 넘어서 존재하다.
무엇을 할 지 선택하는 것 만으로는 되고 싶은 존재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부화뇌동 하듯이 유행을 쫓아 대처능력을 향상하려 노력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열망인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숙고가 부족하다면 여전히 안개 속에 있는 것과 같게 된다. 언젠가 맞이하게 될 삶의 마지막 순간을 그려보라. 자신이 이 세상 소풍을 마칠 때 어떤 사람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것이며, 그들에게 당신이 어떤 사람이나 존재로 기억되기를 희망하는 지 구체적으로 그려보라. 삶의 문제에 대한 능숙한 대처를 넘어 어떠한 존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하여 치열하게 사고하고 싸울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것이 생애계획인 것이다.
자신에게 잘 맞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많은 생각과 노력이 뒤따라야 하므로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위한(what for)’ 선택이 아닌 본질적으로 ‘왜(why)’ 그러한 선택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또는 무엇이 자신을 그러한 선택으로 이끌었는가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