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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용 배추를 땅에 묻는 것으로 올해 농사를 마무리 하였다.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한 텃밭이지만 벌써 10년을 훌쩍 넘겼고, 일부 작물은 전업농 못지 기술을 갖게 되었다. 텃밭 경험을 빌어 커리어 활동가의 일상을 비유해보자.
Ÿ 농사의 시작은 밭 만들기로 시작된다. :
활동가가 작물에 해당하는 내담자나 고객을 받을 준비가 안되면 아무리 많은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올바르게 돕기 어렵다.
Ÿ 지역 환경을 염두에 두고 :
상담이든 교육이든 커리어 활동가의 개입은 대부분이 개개인의 커리어 개발을 촉진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만 각 개인(또는 집단)의 맥락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단순히 직업-개인 간의 매칭에 초점을 둔 과거의 방식으로 안내하게 된다. 오늘날의 경제사회환경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방식이다.
Ÿ 늦 가을 토양 산도를 측정한 후 내년에 재배할 작물에 맞추어 석회를 살포하는 것이 밭 만들기 시작이다. :
고객을 만나기 앞서 활동가 자신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선호하는 분야에서 마음껏 활동하고 싶겠지만 이 또한 자신과 기대하는 활동을 위한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Ÿ 봄이 되어 언 땅이 녹으면 밭을 갈아 비료를 살포한 후, 작물에 맞추어 재차 땅을 곱게 갈아 두둑과 이랑을 만들어 농사를 짓기 위한 밭 만들기를 마무리하고, 작물에 따라 멀칭 비닐이나 부직포를 덮어 토양의 온도를 서서히 올리면 비로서 작물의 재배를 위한 준비가 된 것이고, 이후 모종을 심거나 종자를 파종함으로써 본격적인 한 해 농사가 시작된다. :
학위나 자격을 취득하였다고 커리어 활동가로서의 준비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활동을 위한 준비가 부족하며 현장에서도 받아 주지 않는다. 자신이 선호하는 분야에서의 활동을 위한 후속 작업(토양 온도 올리기와 같이 도구, 강의기법, 실습 등과 같은 수련)을 통해 고객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고객을 만나면 고객과 자신 모두에게 피해를 초래하기 쉬우며, 피해를 입은 작물의 피해는 원상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며 밭(활동가)을 원상으로 복구하기 위해서도 준비할 때와 비교하여 더욱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입직한 커리어 활동가의 대부분이2~3년 안에 전직하는 현상이 바로 이와 같다.
Ÿ 정식(모종을 본 밭에 옮겨 심기)이나 파종은5~ 6월 사이에 하고 과수도4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한다. :
작물의 뿌리가 내리고 활착(모종의 뿌리가 밭에서 제대로 자리 잡는 것)하거나 새싹이 돋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온도에 도달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어떠한 고객이든 고객의 준비도(Readiness, Maturity, Adaptability, 외)에 따른 개입과 성장이 각기 다르며 환경과 같은 맥락변수 또한 큰 영향을 준다. 어떤 고객은 아직 씨앗 상태이지만 또 다른 고객은 이미 본 밭(고객이 추구하는 커리어 공간)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모종 상태일 수 도 있기에 고객의 욕구와 기대, 준비도 및 맥락 등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다. 또한 생장에 필요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작업, 즉 고객에게 우호적인 맥락을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Ÿ 모든 작물은 정식 전, 후로 병과 해충 등을 방제하기 위한 여러 준비가 있어야 하며 성장에 필요한 적절한 영양, 햇빛, 물, 온도 등의 조절이 수확기까지 필수적이다. :
각 개인이 추구하는 삶과 커리어가 어떠하든 커리어 개발 과정에서는 준비, 발휘, 조절, 환경과의 상호작용 등에 있어 예상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장애나 문제와 셀 수 없이 직면한다. 따라서 Savickas가 강조했듯이 활동가는 늘 고객이 자신의 적응성(adaptability)을 향상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고 도울 수 있어야 한다.
Ÿ 대부분의 텃밭 농사는 햇빛, 수분, 온도 등의 작물 성장에 필수적이며 핵심적인 요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는 전업농에게도 쉽지 않다. 다행히 그 동안 비료와 병해충에 대한 학습을 꾸준히 했기에 작물영양제나 목적에 따른 비료 처방이 어느 정도 가능하여 많은 비용과 수고를 줄일 수 있고, 병해충 방제도 재배 작물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노하우가 축적되었다. :
커리어 개발은 취업과 같은 단편적인 목표이든 전생애에 걸친 복잡하고 다양한 생활방식이든 필요한 삶과 커리어를 추구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직무역량, 커리어 역량 등의 다양한 역량을 고객 스스로 갖추도록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은 고객 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오늘날의 세상에서 이러한 책무를 개인이 홀로 감당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고객이 보다 용이하게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맥락을 조성하는 것 또한 활동가의 중요한 역할이다.
Ÿ 노지 농사 가운데 가장 어려운 작물로 통상 고추를 꼽는다. 언젠가 고추재배와 관련된 활동을 세어 보니 한 해 재배기간 동안 대략 최소 50회 이상의 수고가 드는데, 고온성 작물인 고추를 우리나라에서는 일년생 작물로 재배하니 매년 반복되는 수고를 감안하면 결코 쉬운 작물이 아니다. :
개인의 여건이나 상황에 따라서는 커리어 개발 과정이 순조롭거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집단에 속할 수도 있겠지만 어떠한 경우가 되었든 커리어 개발은 삶 전체를 통하여 반복적이고 순환적인 많은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커리어 활동가는 평생 동안 매우 짧은 기간 동안 노력을 집중하는 취/창업, 전직 외에도 일, 더 나아가 삶의 매 장면과 관련된 모든 과업과 조절행동을 헤아리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Ÿ 사실 고추가 아니더라도 모든 작물은 병과 해충 그리고 영양공급 등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 아무리 소규모 텃밭일지라도 병해충을 비롯한 각종 피해를 경험한다면 재미를 붙이기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농사와 관련하여 비료와 병해충에 대한 학습은 필수이고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 :
활동가로서 커리어와 커리어 개발을 어떻게 정의하는 지는 활동가 자신의 활동 공간을 정의할 뿐만 아니라 고객을 돕는 방식, 고객의 범주 등도 함께 정의해주며, 결과적으로 활동가로서 개입하는 고객의 커리어 개발 행동 또는 조절행동 등의 범주를 한정한다. 그러한 익히 알고 있듯이 특정 범주의 지식과 기술로 활동가 자신의 역할을 한정하기 보다는 심리적, 인지적 영역 등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는 것이 고객에게 더욱 도움이 된다.
Ÿ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16가지 원소를 다량원소, 제2다량원소(또는 차량원소), 미량원소 등으로 구분하는데, 성장과정에서 각 원소의 역할이 다르므로 결핍과 과잉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단순히 원소 상태가 아닌 화학적 변화과정을 통해 식물이 흡수하므로 결실을 높이려면 이에 대한 학습도 필수적이다. :
입문 단계의 커리어 활동가가 가장 열망하는 학습으로 심리진단 및 평가 도구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도구를 활용함으로써 고객과 활동가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잘 알려져 있지만, 커리어 개발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도구가3~400 가지에 달하며 굳이 도구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실제 활동에서 동일한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인간의 발달과정에서는 눈에 띄게 중요한 역량과 더불어 작지만 매우 중요한 역량도 있다. 그러므로 활동가는 역량이든 도구이든 결코 치우침이 없어야 하며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커리어 개발 과정에서는 측정 도구의 유무에 앞서 개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자의식(self-awareness), 자기인식(self-consciousness), 자기개념(self-concept), 정체성 및 직업정체성(ego-identity, career/occupational identity), 주재성(human agency), 동기(motivation), 자기결정성(self-determinant) 등을 비롯한 많은 인지적/비인지적 요인들을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Ÿ 이러한 수고와 과정을 거쳐 재배기간의 장단에 따라 수확기 직후에는 다시 밭 만들기로 돌아가 새로운 한 주기 농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끊임 없이 반복해야 한다 . :
오늘날의 세상에서 커리어 개발이 일회적이거나 단편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또한 커리어를 “전생애에 걸쳐 일과 관련된 모든 경험의 총체”로 인식하든 “직업생활을 통하여 축적된 지식과 경험의 총체”로 생각하든 전생애에 걸쳐 반복적이고 주기적인 과업이나 사건이라는 관점을 활동가와 각 개인 모두가 가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변화속도가 더 없이 빨라진 세상에서 과거에 익힌 지식과 기술 등의 효과성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21세기도 벌써 20년 이상이 흐른 현재, 과거의 전통적인 커리어 이론에 안주해서는 활동가로서의 삶도 빠르게 사라지거나 위축되는 것이 현실이다.
Ÿ 어떠한 목적에서 농사를 시작하든 지속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사전에 아무리 많은 준비를 했더라도 실제 농사를 짓고 필요한 기술을 익혀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며, 태풍이나 저온 현상과 같이 농부가 통제할 수 없는 장애를 극복해야 하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병해충이 크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전업농의 경우에는 전국적인 작황에 따라 생산물의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도 겪게 된다. 그래서 이런 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10년 정도가 필요하다. 잠시 동안의 소일거리를 넘어 평생 가져갈 여가로 텃밭을 시작한다면 잘 알려진1만 시간 법칙이 농사에서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입문을 위해 아무리 많은 준비를 했더라도, 상담자로서의 성장과정을 살펴보면, 입문기7~8년을 보낸 후 비로서 독립적인 활동가로서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는 기쁨과 자부심과 더불어 슬픔, 분노, 한계 등을 피할 수 없으며, 심지어 좌절을 겪기도 한다. 예상하였든 아니든 결코 녹녹치 않은 장벽을 만나거나 깊은 후회를 쌓더라도 다시 일어나 자신의 욕구를 추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자신을 위한 길이라도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고 이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 우리들의 본성이다. 농부가 다른 사람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일하듯이 커리어 활동가 또한 다른 이의 성장을 위해 일한다.
추석, 추수감사절은 한 해의 결실을 축하하고, 서로의 노고를 위로하며, 내년의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축제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커리어 활동가에게도 이러한 커다란 축제가 있다. ‘그들 만의 리그’가 아닌 커리어 활동가 모두가 모여 서로의 결실을 축하하고 노고를 위로하며 내년의 결실을 위한 준비가 어우러지는 축제가 바로 컨퍼런스이다. 전국의 모든 커리어 활동가도 (사)한국커리어협회가 주관하는 두 번째 국제 컨퍼런스 축제에 참여하여 서로의 축하와 격려 등의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란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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