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적응이론(. Davis & Lofquist, 1984)에서는 개인과 조직 간의 계약을 ‘개인의 환경에 대한 만족(satisfaction)’과 ‘환경(조직)의 개인에 대한 충족(satisfactoriness)’ 간의 조화로 본다. 즉 환경은 개인이 원하는 욕구를 만족시키며 개인은 일정한 능력을 보유 및 발휘하여 환경의 필요를 충족할 때 적절한 관계를 형성하며, 이 균형이 유지되는 범위 안에서 개인은 승진, 전환, 재직하게 되고 조직은 고용유지, 승진, 전환 등을 이루게 된다. 현실세계에서는 이처럼 단순하게 관계를 유지하거나 종료할 수 없지만 이 이론을 비롯한 많은 커리어 이론에서 한결 같이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개인이 보유한 역량이다.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어떤 분야에서든 역량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하지 않는다. 또한 조직차원이든 개인차원이든 ‘일’과 ‘역량’은 사실상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불가분의 관계이다. ‘일’은 유급/무급 관점에서 볼 수도 있지만 어떤 역할을 중심으로 일을 대하는 지와 같이 ‘역할 관점’에서 볼 수도 있으며, 개인이 갖고 있거나 느끼는 ‘일의 가치’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일에 대한 관점을 ‘경제적 수단’ 만으로 제한하면 일의 전제가 되는 역량개발 또한 크게 제한되기 쉽다. 반면 역할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 경험하는 다양한 역할에 따라 일의 의미와 가치가 확장되며 이는 결국 평생에 걸친 역량개발로 이어진다.
흔히 “평생교육시대”라고 말한다. 평생에 걸쳐 교육/학습이 필요하다는 표현이지만, 왜 평생에 걸친 학습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설득이 여전히 부족하다. ‘일’ 중심 사고에서 커리어를 정의하면 ‘직업 경험을 통하여 축적한 지식과 기술의 총체’라는 의미가 강조되고, 이러한 연장선에서 ‘경력’, ‘경력개발’ 등의 용어가 나타났다. 반면 ‘일’의 의미를 유급근로로 제한하지 않고 ‘역할에 따른 의미’에 초점을 두면 ‘평생에 걸쳐 일(역할)과 관련된 모든 경험의 총합’이라는 뜻이 강조된다. 인간의 존재가치를 잘 나타내주는 것들 중의 하나가 역할이므로 이 정의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커리어의 의미를 잘 표현해준다. 결국 인간의 삶이 끊임 없는 전환의 연속이고 필연적으로 역할 변화가 수반되므로 평생에 걸친 역량개발 또한 ‘쓸모 있는 존재’로 남기 위한 커다란 전제가 된다.
역량개발은 직업생활과 개인생활 모두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며 그렇게 해야 한다. 특히 유급근로를 마친 후에는 자신 만의 프로젝트를 스스로 만듦으로써 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가족 안에서이든 넓은 세상에서든, 세상에서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든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겨준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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